소식 미리 보는 2023 트렌드 ‘RABBIT JUMP’
미리 보는 2023 트렌드 ‘RABBIT JUMP’
많은 일이 있었던 2022년을 뒤로하고 벌써 일 년이 흘러 2023년 계묘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2023년에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요?
이를 예측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중 하나로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에서 미래의 소비 트렌드를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럼 트렌드 코리아 2023이 예측한 2023년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2023년의 10대 키워드 열 글자의 앞자리를 조합해서 표제어 ‘래빗 점프(RABBIT JUMP)’를 제시했습니다.
언제든 높이 뛰어오르는 토끼처럼 위기와 불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더 높이 도약하길 바라는 메시지가 담긴 10가지 올해의 트렌드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하나의 집단의 대표성을 나타내기 위해 ‘평균’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평균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평균의 의미가 퇴색될 정도로 이미 사회는 양극단으로 몰리는 양극화, 개별값이 산재한 N극화, 한쪽으로 쏠리는 단극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평균이 실종되면 기존 대중 시장의 파워가 떨어지고, 차별화되어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장의 힘이 강해질 것입니다. 사회는 점점 개개인성이 두드러질 것이고 그 개개인을 사로잡는 것이 앞으로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코로나가 발생한 지 3년이 흐르며 일터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많은 인원이 하나의 공간에서 밀집해 일하는 것에 대한 의문의 시발점이었으며, 업무 환경에 대한 원론적인 성찰의 계기였습니다. 단순히 급여만으로 회사를 결정하는 사람들보다 복지와 환경을 같이 고려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처럼 기존의 공직 사회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는 가치관이 반영된 것입니다. 이직과 사직은 더 많아지고, 프리랜서의 비중이 늘어날 것입니다. 변화하는 노동자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업무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고 복지와 재택근무를 복합적으로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개인의 행복을 찾는 노동자들의 가치관이 오피스를 변화시킨 것입니다.
체리피커는 케이크 위에 체리만 쏙 빼먹는 것처럼 적은 돈으로 많은 혜택을 보려는 얄미운 소비자를 지칭하는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체리피커는 이제 단순히 얄미운 사람이 아닌 똑똑하고 현명한 소비를 하는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최적의 소비를 추구하고 전략적인 구매를 하는 일명 짠테크를 실현하는 이들을 체리슈머라 부릅니다. 체리슈머가 늘어난 바탕에는 경기 불황과 1인 가구의 증가가 뒷받침됩니다. 이들은 소량만 구매하는 조각 전략, 비용을 나눠 함께 결제하는 반반 전략, 필요한 시기에만 비용을 지출하는 말랑 전략을 통해 유연한 소비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소비자는 일부가 아닌 다수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수요에 맞춘 시장의 변화가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마치 여기저기 떼었다 붙이는 인덱스처럼 인간관계도 필요에 따라 구성하고 해산하기도 합니다. 만남을 인연에만 의지하지 않고 SNS, 인터넷상에서 적극적으로 목적을 갖고 만남을 찾습니다. 아예 특정 목적 없이 랜덤하게 만남을 찾기도 합니다. 그렇게 맺은 관계도 친한 정도에 따라 분류하여 라벨지를 따로 붙인 것처럼 행동과 대응 방식이 달라집니다. 필요에 따른 관계 유지와 정리도 선택적으로 이뤄집니다.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인간관계는 꼭 정 없는 계산적인 모습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개인화, 다양화된 사회에서 같은 관심사와 목적을 가진 사람이 곁에 우연히 있길 바라는 것은 점점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기에는 나의 삶을 손해 보고 싶지 않은 심리도 반영됩니다. 현실이 아닌 가상의 공간에서 비슷한 사람을 찾고 그들과 꼭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는, 가벼운 관계는 현대인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에 가깝습니다.
불황기에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더 많이 따져보는 소비자들 앞에 사지 않고 못 배길 상품을 내놓아야 합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레드오션에서 획기적인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것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독보적인 컨셉 덧입히기, 특정 타겟 소비층을 겨냥한 상품 만들기 등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수요를 찾아내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지원으로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선불 결제 후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구독, 렌탈, 후불, D2P 등 소비층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판매 방식을 갖추어 나갑니다. 굳게 잠긴 소비자의 마음을 열기 위해 소비자가 열광할 창의적인 사고와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OO에 진심인 사람’, ‘과몰입러’라는 표현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무언가에 몰두하고 집중하는 행위인 ‘디깅’을 자신의 정체성과 효능감, 행복을 찾는 계기로 여기게 되면서 디깅은 단순한 취미 행위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컨셉에 몰입하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과 함께 몰두하며, 수집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는 디깅을 전 세대에 걸쳐 누리려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기기가 보편화되어 가상 세계를 하나의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현실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 쉽게 몰입할 수 있는 현상은 현재 디깅러들만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들을 망상가나 헛된 취미 행위를 가진 사람만으로 특이하게 여길 수 없을 것입니다. 몰입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려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밀레니엄 세대부터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는 현 사회의 젊은 세대를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그다음 세대로 주목받는 알파 세대는 이 MZ세대 다음인 2010년에 태어난 아이들을 가리킵니다. 이들은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SNS 틱톡에 열광하고, 코딩에 익숙하며, 필수적으로 경제교육을 받습니다. 저출산 사회에서 기성 부모 세대와 다른 가치관의 밀레니엄 세대를 부모로 둔 알파 세대는 디지털에 익숙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현실 공간과 동떨어진 성장환경을 경험했습니다. 이들이 가상공간과 현실 세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도록 도울 수 있을지, 그리고 세계적으로 최하위권인 아동 행복 지수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앞으로 다가올 이 새로운 세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어떤 첨단 기술에 접근해도 사용자가 직접 조작해야 하는 방식이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직접 조작하기 전에 사용자 맞춤 기술을 제공해주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알고리즘과 딥러닝의 영향으로 정보 검색을 할 때 사용자가 자주 검색하거나, 선호하는 정보를 파악해 상단에 표시해주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겪어본 선제적 대응 기술입니다. 하지만 정보 제공을 넘어서 미리 사용자 맞춤형으로 조정하는 기술, IoT가 전 분야에 활발하게 활용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의 일을 미리 예측해 사전에 조치를 취하는 예측 수행 기술이 점점 등장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점점 똑똑해지면서 어디까지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로 오랜 시간 현실 공간의 상실을 겪어온 사람들에게 공간에 대한 소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공간은 사람이 머무는 곳이고, 공간력은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힘입니다. 즉, 매력적인 공간이 가진 힘이 곧 돈이 되는 시대가 현재란 뜻입니다. 이 공간은 단순히 현실 세계의, 오프라인 공간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온라인이라는 가상공간, 현실 세계를 반영한 또 다른 공간인 메타버스도 역시 공간의 개념에 포함되며 이곳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공간력은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결국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을 인력, 현실과 가상을 연결해 상호보완 형태를 유지할 연계력, 메타버스에 적용되는 확장력까지 공간력은 전 범위의 공간에 걸쳐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요즘은 나이보다 어리게 사는 것이 미덕이 되고 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항상 마음을 어리고 젊게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은 마치 나이 들지 않는 피터팬이 있는 네버랜드의 한 일원이 된 것 같다고 하여 ‘네버랜드 신드롬’으로 불립니다. 이 신드롬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더 나이 들지 않으려 하며, 쉽고 재밌고 명랑하게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포켓몬 빵, 공주 세트 같은 어린 시절 아이템들을 다시 구매하고, 승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딱딱한 규칙보다 유연한 규칙을 가진 명랑골프를 즐깁니다. 한때 하나의 특이 취향으로 여겨지던 어른이, 키덜트가 사회 전체의 사고방식으로 확산된 것입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아직 청춘이라 여길 시기가 길어진 영향 때문에 젊게 사는 것을 미덕이라 여기는 분위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각박해지는 사회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로 돌아가고 싶은 현대인의 마음이 같이 투영된 것은 아닐까요?
이렇듯 세상은 하루하루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리 2023년의 트렌드를 파악하여 다가올 미래에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토끼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사진] 김서연 사원 / jbing148@gmail.com